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제약회사 입사 이후의 목표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1편을 못 보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oneyfree.tistory.com/87
그리고 취준생이신 분들은 아래 링크 한 번 보시고 오시면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https://moneyfree.tistory.com/86
지난 번에는 각각의 성향과 목표에 따라 어떤 쪽으로 커리어를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우선은 Sr. MR 로서 계속 발전해나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필요로 되는 역량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가 생각하는 매우 주관적인 견해이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각각의 포지션에서 요구로 되는 역량은 모두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Sr. MR 의 요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목표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인정을 받으며, 최대한 길게(정년까지도?) 근무하는 것 입니다.
요새는 실적 안나와도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아니라면 대놓고 내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만, 다들 함께 일하기 싫어하는 MR이 될지, 아니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MR이 될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1. 꾸준함/성실함
- 일단은 직장생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꾸준함과 성실함입니다. 뻔한 얘기라고 하시겠지만, 영업직의 특성상 출퇴근이 자유롭고 (매일매일 사무실 출퇴근을 시키는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낮에도 게으르게 보내려면 한도 끝도 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미나/접대 등으로 저녁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낮에 잠깐씩 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만, 점점 세미나/접대가 과거만큼 활발하지 않고, 밤 늦게 까지는 진행되는 경우도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정말 작정하고 놀지 않는 이상 하루 이틀, 며칠 놀아서는 티도 안납니다. 한참 지나야 서서히 나의 실적에 영향이 나타나지요. 하지만, 노는 것도 습관입니다. 오늘 하루 정도야, 일주일 정도야 하다 보면, 나중에 점점 해당 거래처를 갈 수 없게 됩니다. 아마 많은 재직자 분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가기 싫었던 거래처, 1주, 2주 뛰어넘다 보면 점점 더 가기 싫어지는 경험을요.
사무실에서의 근무가 기반이 되는 마케팅과 달리 영업직은 자기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자주 가야 기회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신규 거래처의 경우 문전박대도 당할 수 있고, 면전에 대고 좋지 않은 얘기를 듣거나,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rapport 좋은 곳은, 환영 해주시죠? 처음부터 key 거래처였을까요? 하나하나가 쌓여 그렇게 되는 겁니다.
2. Performance oriented mindset / sales ownership
- 영업은 (마케팅 포함) 일단 나의 숫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결국은 영업 마케팅의 존재 이유니까요.
가끔 어떤회사들 영업부의 타겟을 없애는 시험도 합니다만 성공한 경우는 못본것 같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과거처럼 말도 안되는 타겟 던져주고 무조건 하라는 경우는 많이 줄었습니다. 마케팅도 BUD(Business unit head)도 대책없이 많은 숫자를 받아 실적 달성이 안되면, 본인들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도 받는 숫자라고 하면, 그건 뭔가 회사 전체 단위의 전략적인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내리 꽂힌거라고 보면 됩니다.
PM 들도 똑같은 직원이고, 그들에게 왜 숫자 이렇게 많이 받았냐고 컴플레인 해봐야 답없습니다. 그들이야 말로 가장 목표를 줄이고 싶은 사람들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끔 위에 딸랑딸랑해서 승진하고 싶어서 내지르는 PM 들도 있습니다만... 결국 자기 목줄 조이는 겁니다. (숫자 받아서 저지르고 다른 회사로 승진해서 옮기는 PM 들도 가끔 있긴 합니다.
3. 분석능력, 논리력
- 영업을 라뽀(rapport) 로만 하시나요? 영업은 몸빵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도 머리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분석을 하고, 전략을 짜는 건 마케팅만의 전유물도 아닙니다.
어떤 선생님들이 얼마나 potential 이 있고, 그 중 내가 가져올 수 있는 파이는 무엇이고. 이 선생님을 공략하기 위한 고객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되며, 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다 분석에 기반합니다. 그냥 무조건 열심히 한다구요? 내 말 잘 들어주는 고객들 만나서 시간 보내시나요? 30분씩 슈퍼 롱 콜을 하고 나와 기분은 좋겠지만 남는 건 수다떨고난 후의 목마름 뿐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지금은 효율성과 함께 효과성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고혈압 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과인 A 선생님이 타겟입니다.
한 달에 8번의 진료 타임이 있다고 치죠.
1티임 당 평균 100명의 환자를 봅니다. 그리고 그 중 신환이 10% 정도이고 repeat 환자가 90% 입니다.
그럼 타임당 90명의 기존환자 x 8번의 타임 = 한달에 720명의 repeat 환자가 있죠.
그 중 내가 담당하는 계열의 약물을 쓸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파악도 하셔야죠? 혈압약도 ARB, ACE, CCB mono 약제, 복합제 등등 엄청 많죠.
그리고 내 브랜드를 얼마나 쓰시는 지도요.
그리고 한 번 처방할 때 얼마 만큼의 처방을 내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길 수록 좋겠죠?
그럼 이 정보들을 통해 환자수 x 내가 맡는 질환 환자 x 내 약물의 마켓쉐어 x 처방 기간 = 대략적인 매출이 계산됩니다.
통상적으로 기존에 약을 잘 쓰고 있는 환자들은 약을 쉽게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환자들의 저항도 있고, 선생님들도 자칫 약물을 바꿨을 때 기존에 없던 부작용이 생기면 곤란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잘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신환의 경우는 좀 더 선택이 자유롭죠. 그래서 신환을 집중하여 공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타겟 환자층을 명확히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동반기저질환에 따라, 환자의 혈압 수치에 따라, 연령에 따라, 남/여에 따라. 본인의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자세히 보고, 거기에 맞는 키 메시지를 만들어 파고 드는 게 , 모든 혈압환자에게 우리 약 처방해주십시요 보다 더 명확하고 효과적입니다. 혈압 조절이 안되니 단독 약제보다는 복합제로 간다든지, 고지혈증이 동반되는 환자에게는 혈압약+고지혈증약의 복합제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도 있지요.
마케팅에서도 메시지를 만들어 줍니다만, 꼭 마케팅에서 내려 줄때까지 굳이 기다리고만 계실 건가요?
계속 말하지만 가장 고객을 잘 알고, 인사이트가 있는 건 영업부여야 합니다.
4. 기본 내근 스킬 - MS Office
- 영업부도 은근 서류가 많죠. 취합도 해야하고, 분석도 해야 하고.
전 기본적으로 파워포인트와 엑셀은 공부해서 잘 쓸 줄 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엑셀 함수를, 많이는 아니라 몇 개 만이라도, 잘 쓰면 나의 시간이 절약됩니다.
Vlookup, sumif 이렇게 2개 함수만 잘 배워두시면 몸이 편합니다. 가끔 뭐 분석하라고 할때, 고객 100명 하나씩 세어서 적은 적 없으신가요? 30분만에 할 일을 함수 한 두개면 5분으로 일이 줄어듭니다. 나머지시간은 그럼 하고 싶은 다른 일 하시면 됩니다.
영업에서 파워포인트를 많이는 쓰실 일은 없으시죠. 하지만 내가 성공적으로 진행한 결과를 남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같은 결과라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내용이 됩니다. 화려한 스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의 흐름에 맞게 깔끔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주절주절 내가 이거해서~저거 하고~ 요래~저래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고 서술형으로 쓰는 것과
1. 나의 목표
2. 전략 & 액션 플랜 & 타임라인 & 예상 목표 결과
3. 실행
4. 실제 결과 및 learning points or improvement area & 제안사항
이런식으로 정리하면, 완전 다른 내용이 되지 않을까요?
5. 강한 멘탈
- 영업은 항상 숫자로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입니다. 매달 나의 숫자 결과가 눈에 보이고, 부족하면 당장 쪼이죠.
물론 일은 열심히 해야 하지만, 회사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또 올인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올인했는데 실적이 안나오면 아마 스스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 하고 나서의 아쉬운 결과에 대해서는 계속 그 결과에 얽매이기 보다는, 기회를 찾고 또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안된다는 이유를 나열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보려고 노력하고, 또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분들은 다 같이 힘든 상황에서도, 뭔가 기대하게 만들죠.
그리고 개인적인 취미나 재테크, 이런 것들도 나의 모든 신경이 회사 생활에만 집중되는 걸 막아줍니다. (그렇다고 회사 일을 등한시하라는 건 아닙니다. ) 뭐든지 밸런스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무엇인가 필요합니다.
취미생활을 하다보면 의외로 영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골프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고, 그 외에도 주식공부를 같이 하거나, 악기를 배우거나, 등산을 하거나, 취미가 맞는 고객을 만나면 의외로 재미있는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주요한 건 가정과 나의 평화를 위해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집으로 갖고 오지 않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6. 내부 network 관리
- 앞에 글에서 "내부 정치한라 신경쓰기 싫다" 라는 성향을 가진 분은 MR 이 적성에 더 맞다라고 해 놓고, 왜 이게 필요하냐 라고 의아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내부 네트워크 관리는 만약을 위한 exit plan 입니다. 현재 나의 매니저와의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약에 내가 담당하는 제품군이 특허가 만료되어 더이상 프로모션을 안하고 외주를 준다면? 나의 제품들이 정말 비전이 없다면? 이런 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직하면 될까요? 사실 이직도 30대 중후반 이후에, 과장 이상 직급이 올라가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내부 네트워크 관리는 이런 때 회사 내에 유망한 제품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보기 위함입니다. 당연히 세일즈도 잘 해야겠지만, 적절하게 후배들도 잘 챙기고, 잘하는 것들을 보여줄 줄도 알고(매니저들은 부하직원들이 이렇게 해주면 좋아하죠), 한 번쯤은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제품군에서 공석이 생겼을 때, 나를 불러주도록, 내가 그 자리에 적절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long-run 하는 MR 의 요건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이게 꼭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인정받는 MR과 그렇지 않은 MR에 대해 매니저로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최대한 적어 보았습니다.
어떤 업무를 하든 결국 직장인은 직장인일 뿐입니다. 내가 PM 이기 때문에 더 우월하다? DSM 이기 때문에 더 잘났다? 그런거 없습니다. 회사 그만두면 그냥 사람과 사람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발 바라건데 회사에서 내가 높은 직급에 있다고 해서, 낮은 직급의 사람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우매한 짓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희는 모두 개미일 뿐입니다.
모든 제약인들의 성공과 건승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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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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